160-Trong khi đó
Trong khi đó한서리 일행이 폭풍전야 같은 침묵에 잠겨 있을 무렵.
연구소에 홀로 남은 양하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냉장고를 열었다.
새하얀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냉장고 안에는 걱정 많은 김천수가 만들어 둔 이런저런 음식들과... 영롱하게 빛나는 푸딩이 보였다.
양하나는 망설임 없이 푸딩이 담긴 은빛 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볼을 꺼내고 냉장고 문을 닫았다.
냉장고를 닫은 그녀는 품 안에 넣어두었던 개인용 숟가락을 꺼내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다 괜히 구체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흠흠 헛기침을 하며 중얼거렸다.
"빨리 안 먹으면 상하지 않을까?"
그녀의 물음에 구체는 딱히 대꾸하지 않았다. 알아듣는 것처럼 몸을 움직이거나 신호를 반짝이지도 않았다.
"...치."
양하나는 말 없는 구체에게 아주 자그마한 서운함을 느꼈다.
특이점이라는 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매일같이 몸을 닦아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잘조잘 떠들어 대는 그녀로서는 조금 심란했다.
이러다 구체가 어느 날 언어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 상상을 하곤 했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일은... 적어도 그녀에게는 요원해 보였다.
구체는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실상은 조금 달랐지만, 여하튼 양하나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그런 대단한 존재라면 말 정도는 손쉽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다못해 우리 말랑이도 말은 잘 알아듣던데.'
...진짜 못 알아듣는 게 맞을까?
모르겠다.
'내가 그걸 알면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 지금쯤 서리 언니... 아니, 한 박사님을 따라서 밖에 나가지 않았을까?'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양하나는 스테인리스 볼을 들고 주방을 나섰다.
어딘가로 향하는 듯 거침없이 걷던 그녀는 다른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으로 푸딩을 퍼 올렸다.
부들부들.
숟가락에 담긴 푸딩은 제 운명을 예감했는지 탱글탱글한 몸을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푸딩의 사정 따위 인간인 양하나가 알 바는 아니었기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하읍! 푸딩을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푸딩에게 인간을 향해 복수할 기회 따위는 없을 것 같았다.
그저 제 몸이 상해서 양하나의 배탈이 나길 바랄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마저도 김천수가 그런 실수를 저지를 리 없었기에.
푸딩은 부드럽게 씹혀 달콤함과 고소함을 남기고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으음~!"
목구멍 속으로 떨어지는 푸딩이 무어라 말하건 양하나에겐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김천수가 만든 푸딩 맛에 감탄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텅 빈 복도를 거닐던 양하나는 문득, 쓸쓸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애도 아니고 참.
외로움이라니.
확실히 기분이 묘하기는 했다.
안 그래도 그녀와 다른 이들이 머무는 연구소는 규모에 비해... 사람이 너무 적었다.
애초에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몇 없기도 했다.
커다란 연구소를 채운 것은 사람 몇 명과 특이점이라 불리는 것들뿐.
가뜩이나 크고 조용한 연구소는 몇 안 되던 사람과 특이점이 빠져나가자 너무나도 휑하고 거대하게 느껴졌다.
...만약 함께 남은 특이점이 말랑 젤리였다면 조금 나았을까?
양하나는 왜인지 저를 졸졸 따라오는 구체를 힐끔 바라보다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런 생각은 얘한테 실례겠지.'
'...뭔가 말을 못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말랑이처럼.'
양하나가 말하는 말랑이는 젤리 소녀였다.
여하튼.
냠냠 푸딩을 먹으며 어딘가로 향하던 양하나는 굳게 닫힌 격리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젤리 소녀가 남겨두고 간 젤리 군단의 일부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양하나를 인식한 젤리들은 몸을 꼬물꼬물 움직이더니, 그녀에게 스멀스멀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양하나는 다가온 젤리들에게 푸딩을 배급했다.
숟가락으로 푸딩을 퍼서 젤리들의 몸 위에 툭툭 올렸다.
톡톡 떨어진 푸딩은 마치 젤리들의 동족처럼 철퍽 묻어있다가, 순식간에 젤리 안으로 들어가 보글보글 녹기 시작했다.
마치 동족을 먹는 것 같은 모습에 기묘함을 느낄 법도 했지만, 양하나는 귀엽다며 젤리들에게 푸딩을 나눠줄 뿐이었다.
이런 건 같이 먹어야 맛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푸딩을 배급하던 양하나의 눈에 둥둥 떠 있는 구체가 들어왔다.
...쟤는 안 먹어도 되나?
로봇이니까 괜찮은 건가?
근데 특이점이라고 불릴 정도면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닌가?
그러면 쟤는 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전기?
그런 것치곤 구체가 충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양하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다 정말로 밤에 몰래 음식을 먹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미쳤다.
그녀는 조마조마한 얼굴로 푸딩을 한 숟가락 푸더니, 구체에게 내밀며 나지막이 말했다.
"혹시 먹고 싶은데 말을 못 하는 거니?"
한동안 숟가락을 허공에 내밀고 있던 양하나는 머쓱해져서 숟가락을 거뒀다.
어쩐지 말이 없는 구체가 자신을 어처구니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니, 뭐 아니면... 말을 하지."
양하나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괜히 투덜거렸다.
곱씹어보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니까.
로봇이 음식을 먹다니.
차라리 석유를 잔에 따라 내밀었으면 조금 나았을지도 모른다.
양하나는 구체에게 주려고 내밀었던 푸딩을 제 입안에 욱여넣었다.
분명 맛있었지만 어쩐지 씁쓸함이 느껴졌다.
"하아...."
혼자서 집 지키는 게 이렇게 지루한 일일 줄이야.
...차라리 밖에 좀 나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건 안 되겠지?
양하나는 한서리의 당부를 떠올리고는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푸딩을 입에 넣고 젤리들에게 나눠주며, 일행들이 어서 돌아오기를 바랐다.
이 넓은 공간에는 딱히 즐길 거리라고 할 만한 게 없었기에, 그녀는 다른 사람의 기척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아, 말랑이네 방에 가서 TV라도 볼까.'
환해졌던 얼굴이 다시 시무룩해졌다.
젤리 소녀의 방에 가면 자연스럽게 그녀가 머물던 흔적들이 보일 것이고, 그러면 또 괜히 외로워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휴우...."
올 때 먹을 걸 사다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책이나 놀 거리를 사다 달라고 했어야 했나?
양하나는 괜히 구체를 흘겨보고는 격리실을 나섰다.
이젠 볼에 담긴 푸딩도 전부 떨어졌으니 말이다.
통통 튀는 젤리들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보고 있으면 침대에 널브러진 젤리와 젤리 소녀가 생각났다.
...온 세상이 젤리 소녀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커다란 연구소 자체가 젤리 소녀를 위한 시설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양하나는 그런 사정을 몰랐기에 그저 투덜댈 뿐이었다.
투덜대던 양하나는 스테인리스 볼을 주방에 가져다 놓고 관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익숙한 곳이자,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그런 그녀의 뒤를 구체가 쫄래쫄래 따라왔다.
관리실에 도착한 양하나는 한서리의 의자에 앉아 지적인 척을 해보기도 하고, 김천수의 의자에 앉아 한서리의 자리를 힐끔거려 보기도 했다.
...다만 황보율의 의자에 앉아서는 조금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쩐지 앉아있기 껄끄럽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게 뭐 하는 거람."
새삼 현자타임이 찾아온 양하나는 책상에 엎드려 손가락으로 책상을 짓눌렀다.
짓눌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녀는 진지했다.
손가락과 책상 사이의 공기를 살해하려는 듯 짓눌러대던 그녀의 귀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 어라? 뭐지?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화들짝 놀란 양하나는 책상에서 손가락을 떼고 주변을 휘휘 살폈다. 제가 누른 책상도 살폈으나 아무것도 없었기에, 무척 당황하며 불안한 듯 눈을 굴렸다.
...그런 그녀가 불안했던 걸까.
누군가가 조작한 것처럼 패널에서 소리가 나더니, 커다란 스크린에 어딘가가 비치기 시작했다.
"어?"
멍한 목소리를 흘린 양하나는 입을 벌린 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조난자로 추정되는 인간이 바닥에 쓰러져 헐떡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을 본 양하나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중얼거렸다.
"어, 어쩌지? 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가?"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신이 눈밭에 쓰러져 죽어가던 때가 떠올랐다.
양하나는 손을 잘게 떨며 고민에 빠졌다.
'이건... 박사님에게 연락해야 하는 상황일까?'
'어쩌지?'
양하나는 망설였다.
이것이 한서리에게 보고해야 할 상황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별것도 아닌 일로 중요한 일을 처리하러 간 일행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양하나가 심각한 갈등에 빠진 사이, 스크린 속 인영은 힘겨운 듯 몸을 움직이더니 마치 양하나가 그랬던 것처럼 나무에 몸을 기댔다.
죽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너덜너덜해 보이는 게... 구조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나가서 치료 도구랑 먹을 것만 주고 돌아올까?'
'선배님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가봐야 하나...?"
그녀가 그리 중얼거리자 구체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양하나가 보지 못한 사이 붉은빛을 점멸했다.
이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양하나가 정말 저자를 도우러 나가버릴 것만 같은 상황.
...결국 구체는.
[...나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유인원.]
"어, 엄마얏!"
한심함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그것을 들은 양하나는 화들짝 놀라 책상에 얼굴을 박았다.
[....]
'취득한 정보에 나온 유인원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이는군.'
구체는 저도 모르게 전기를 지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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